디자이너 톰 포드의 성공적 감독 데뷔작
연기-연출-스타일의 3박자 고루 갖춰

**감독 톰 포드/수입 ㈜스폰지 이엔티/101min/5월27일/15세관람가/미국**

[JTN뉴스 현화영 기자]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구찌의 수석 디자이너 톰 포드가 자신의 숙원이던 영화감독으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영국 작가 크리스토퍼 이셔우드의 동명 소설이자 감독 자신의 이야기기도 한 ‘싱글맨’을 통해서다.

“이안 감독의 영화 ‘브로크백 마운틴’ 이후 최고의 퀴어영화”라는 감탄사가 따라붙은 이 작품은 자살을 결심한 동성연애자인 한 남자의 하루를 들여다보며 그리움과 외로움, 그리고 사랑이라는 다양한 인간 감정들을 풀어낸다.

패션 디자이너의 작품이다 보니 제작 전부터 겉멋만 잔뜩 부린 허황된 영화가 나올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다고.

하지만 톰 포드는 1960년대란 시간적 배경에 맞는 뛰어난 복고풍 패션과 예술 감각을 영화 전체에 펼쳐내는가 하면, 세련되고 감각적인 OST를 적소에 배치해 매장면마다 마치 패션 영상화보를 들추는 듯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콜린 퍼스가 전라로 열연한 프롤로그 장면과 바닷가신, 알프레도 히치콕 감독에 대한 오마주로서 '싸이코' 포스터가 붙어있던 주차장신, 바닷가에서 휴식을 취하는 두 남자의 모습을 담은 회상신 등은 오랫동안 관객들의 뇌리에 남을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그 스스로가 커밍아웃한 게이로서 진정성 있는 내용 전개가 돋보인다. 원작소설이 있음에도 마치 감독의 자전적인 영화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주인공은 단지 성적 소수자에만 국한돼있지는 않다. 삶의 이유를 상실한 채 표류하는 현대인들의 초상을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사회적으로는 성공했지만 매일 아침 눈을 뜨고 살아가는 게 괴롭기만 한 남자 주인공은 현대 사회에서 점점 고립돼가는 개인을 상징한다.

특히 ‘싱글맨’은 영국출신 배우 콜린 퍼스에게 베니스영화제 남우주연상이라는 쾌거를 안겨준 작품이기도 하다.

‘브리짓존스의 일기’, ‘러브 액츄얼리’ 등 영국 로맨틱 코미디로 국내 팬들에게도 친숙한 그는 이 작품에서 사랑하는 애인을 잃고 스스로 죽음을 준비하는 중년의 교수 ‘조지’로 분해 깊은 고독감과 내면의 절규를 절제된 연기로 표현해냈다.

검정색 란제리를 입고 머리에 롤을 만 채 거울 앞에서 담배연기를 내뿜어대는 줄리안 무어는 조지를 사랑하는 단 한 명의 여성 ‘찰리’로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 섹시미를 내뿜는다.

영화 ‘어바웃 어 보이’의 꼬마에서 미소년으로 성장해 조지를 유혹하는 '케니' 역의 니콜라스 홀트, 조지가 사랑한 남자 ‘짐’으로 클래식한 외모를 선보인 매튜 구드의 매력 또한 영화의 스타일을 완성하는 데 일조했다. 5월27일 국내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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