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사극 영화로 돌아온 이준익 감독의 강렬한 서사극

**감독 이준익/제작 (주)영화사 아침,(주)타이거픽쳐스/111min/15세이상관람가/4월29일/한국**

[JTN뉴스 윤보라 기자] 이준익 감독이 자신의 장기를 발휘하면서도 전작들보다 더욱 강렬하고 뜨거운 드라마를 선보이며 5년 만에 사극영화로 돌아왔다.

권력자들의 전쟁 놀음에 희생된 민초의 시선을 담은 영화 '황산벌'과 궁으로 들어간 광대의 비극적 운명을 통해 현대인의 자화상을 그려내 천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왕의 남자'에 이은 세 번째 사극 영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 뛰어난 작품성을 인정받은 박흥용 화백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이번 영화에서 이준익 감독은 원작이 가진 드라마에 자신만의 스타일과 힘을 불어넣어 더욱 깊이 있는 드라마를 완성시켰다.

원작이 견자(백성현 분)를 중심으로 그의 성장에 주목했다면, 이준익 감독은 원작에 다양한 캐릭터와 구체화된 사건 등을 더해 풍성한 재미로 관객들의 시선을 끈다.

특히 그동안 사극 영화를 통해 권력자들의 정치 논리에 휘둘려 희생당할 수 밖에 없었던 약자를 전면에 내세웠던 이준익 감독은 이번에도 자신의 신념을 위해 모든 것을 걸고 세상 끝까지 달려간 이들을 스크린에 그려냈다.

왜구의 침입과 지독한 파벌 싸움으로 국운이 기울어가던 16세기 조선을 배경으로 한 이번 영화는 평등 세상을 꿈꾸는 검객과 왕족 출신의 반란군, 세도가의 서자, 기생의 신분을 가진 네 인물이 등장한다.

스스로 왕이 되고자 칼을 휘두르는 왕족 출신의 반란군 '이몽학'(차승원 분)과 시대의 혼란을 멈추려는 맹인 검객 '황정학'(황정민 분), 조선 최고의 기생으로 이몽학의 오랜 연인 '백지'(한지혜 분), 세도가의 서자 '견자'(백성현 분) 등 네 인물의 엇갈린 운명과 대결은 극에 팽팽한 긴장감을 더한다.

특히 전쟁과 반란, 무능한 정권 속에서 꿈을 향해 모든 것을 건 인물들의 모습 속에는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욕망과 갈증이 투영돼있다.

이준익 감독의 사극 영화를 좋아했던 관객이라면 이번 영화에서 마당극적 요소가 전작들에 비해 많이 배제된 것이 아쉬울 법 하다.

그러나 '황정학'과 '견자'를 통해 익살과 해학을 담아내 마당극적 요소를 표현했으며, 이 부분들이 스토리와 끈끈하게 결합돼 극의 재미와 완성도를 더한다.

또 감독은 나라의 운명에 등돌린 채 동인, 서인으로 갈라져 당파 싸움만 일삼는 무능한 정권과 국민의 안위보다는 자기 목숨 보존하기에 바쁜 왕의 모습을 그려내는 등 전작에서와 마찬가지로 절대 권력을 가진 집권층을 조롱한다.

원작이 가진 기본 바탕에 자신만의 힘을 불어넣어 더욱 강렬하고 깊이 있는 드라마를 선보이는 이준익 감독, 실제 맹인이 된 듯 디테일한 연기를 선보인 배우 황정민, 냉정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눈빛으로 스크린을 장악한 차승원.

이들이 뭉쳐 강렬한 서사극으로 탄생한 영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은 오는 29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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