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집 앨범 'H. Logic' 발매...예능퀸에서 섹시디바로 돌아오다

[JTN뉴스 현화영 기자] "저는 1년 전부터 앨범을 준비해왔는데 비는 갑자기 나와서는 저랑 같은 시기에 활동을 재개한다더라고요. 비에게 전화해서 '누나한테 이럴 수 있느냐'고 따졌죠. 하지만 지금은 든든한 친구 같은 느낌이 들어요."

4월, 한국 가요계의 남녀 대표주자라 할 수 있는 비와 이효리(31)가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에 앨범을 발매한 것과 관련해 이효리(31)가 한 말이다.

'이효리', 언제나 자신의 이름 석자에 당당한 그녀. 3집 때는 'Hyorish(효리시, 효리다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더니 지난 12일 공개한 4집 앨범에서는 'H.Logic(효리만의 논리)'라는 타이틀로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패밀리가 떴다'로 SBS 연예대상을 거머쥐며 '예능퀸'의 반열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이효리는 상에 연연하지 않고 본업인 가수로 돌아와 예능프로에서 보여준 털털함을 벗어 던지고 강한 섹시 카리스마를 보여줬다.

벌써 31세. 댄스가수로서는 적지 않은 나이지만 "50대에도 왕성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마돈나 같은 가수가 되고 싶다"는 당찬 포부를 밝히는 그녀! 이효리에게 있어 '변화와 도전'은 이제 떼려야 뗄 수 없는 단어인 듯 보인다.

Keyword 1. 국민요정

어느덧 이효리에게서 과거 걸그룹 멤버 이미지는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이효리는 1990년대말에서 2000년대초, 틴에이지 여성 아이돌그룹 1세대라 칭할 수 있는 '국민요정' 핑클(Fin.K.L)의 멤버이자 리더였다.

당시만해도 멤버들이 그룹을 벗어나 개별활동을 하는 일은 거의 없었기에 '이효리하면 핑클, 핑클하면 이효리'라는 공식은 언제나 그를 따라다녔다.

그룹이 해체된 후 많은 아이돌 출신 가수들이 솔로로 전향했지만 몇몇을 빼놓고는 실패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효리 역시 솔로가수로 데뷔한다고 했을 때 '그저 한 때 반짝하고 말 것'이라는 부정적인 추측들이 흘러 나왔다.

하지만 2003년 8월 발매한 첫 번째 솔로앨범 'STYLISH..E hyolee'의 타이틀곡 '텐 미니츠(10 Minutes)'은 그야말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고, 이효리는 단숨에 대한민국 최고 여성가수이자 '섹시 디바'로 등극했다. '한국의 마돈나', '한국의 비욘세' 등 그를 따르는 수식어도 많아졌다.

최근 발표한 정규 4집 앨범은 타이틀 '치티치티뱅뱅'을 비롯한 '그네', '원트 미 백(Want Me Back)' 등 수록곡들이 네티즌들의 관심을 증폭시키며 빠른 속도로 각종 음원차트를 장악하고 있다.

15일 오후 6시 이효리는 Mnet '엠 카운트다운'의 사전녹화를 통해 첫 컴백무대를 가졌다. 탱크톱에 힙합바지, 화이트 롱드레스를 오가는 다양한 스타일와 블랙 스모키 메이크업으로 섹시 카리스마를 펼쳐 보였다. 객석에서는 변치 않는 파워풀한 무대매너와 노래에 "역시, 이효리!"라는 감탄사가 절로 터져 나왔다는 후문.

△15일 Mnet '엠 카운트다운'서 컴백무대를 가진 이효리. ⓒJTN뉴스 [사진제공=엠넷 미디어]

Keyword 2. 효리 효과

'이효리 열풍'은 광고계를 중심으로 '효리 효과'라는 신조어를 낳을 정도로 대단한 것이었다. 효리 효과란 이효리가 하고 나온 패션, 스타일, 화장품 등 모든 것들이 이슈가 돼 판매율 상승과 이어지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이에 이효리에게는 '완판녀(방송에서 착용한 제품들이 당일 모두 팔리는 여배우)'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었고, 이효리는 핸드폰 화장품 의류 주류 등 오랜시간 각종 광고모델로 활약하고 있다.

특히 이효리는 최근 한 주류업체와 3년째 전속모델 계약을 완료, '최장수 소주모델'이 됐다. 시대를 대표하는 미녀 모델들로 빈번히 교체되는 소주 광고업계에서 3년째 단독모델을 하고 있다는 사실은 무척 괄목할 만하다. 방송 CF에 나와 특유의 웨이브 댄스를 선사하며 "흔들어라"를 외치는 '이효리식 광고 전략'이 제대로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 주류업체의 관계자는 "지난 2년 동안 이효리 덕분에 브랜드 인지도와 판매량이 크게 상승했다"면서 "'효리주 열풍'까지 불고 있어 모델 관계를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고 계약 이유를 설명하기도 했다.

Keyword 3. 세잎클로버

이효리에게도 쓰디쓴 실패의 경험은 존재한다. 가수로서, 예능인으로서는 성공했지만 연기에 있어서 만큼은 낙제점을 받았기 때문.

그는 지난 2005년 SBS 드라마 '세잎클로버'를 통해 연기에 도전했다. 하지만 연기력 논란과 10%에도 못 미치는 저조한 시청률로 '조기종영'이란 시련을 맛봐야만 했다. 연기력도 문제였지만 '섹시디바' 이효리를 '생활력 만빵의 처녀가장'으로 만든 것 또한 제작진의 실수였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였다.

이효리 입장에서는 가수로서의 이미지와는 또 다른, 연기자로서 새로운 이미지를 선보이고 싶었을 것이다. 하지만 대중이 기대하는 이효리의 이미지를 너무 한 순간에 180도 뒤엎어 싱크로율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비판이 일었다.

하지만 최근 인터뷰에서 이효리는 "연기 역시 놓치고 싶지 않으며 꼭 한 번 도전하고 싶은 분야"라고 말해 눈길을 끈다.

아직도 연기에 대한 의지가 강하게 남아 있는 것. 이효리는 "남들보다 몇 배 더 노력하지 않으면 극중 역할이 아니라 그냥 '이효리'로 보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어떤 역할을 맡느냐가 가장 중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마돈나처럼 되고 싶다"는 바람도 전했다. 그는 "과거 마돈나도 연기를 했지만 처음에는 그리 호평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후 본인에 잘 맞는 역할을 찾아 결국 인정받지 않았느냐"고 되물었다.

Keyword 4. 예능퀸

지난해 '연예대상'을 수상한 이효리. 우리나라 예능계를 개그맨 출신 30,40대 남성 MC들이 주름 잡고 있는 현실에서 그의 수상은 더욱 빛이 났다.

예능인으로서 이효리의 끼는 하루 아침에 완성된 게 아니다. 유재석, 신동엽 등과 함께 KBS '해피투게더'에서 장시간 호흡을 맞춘 바 있고, SBS '일요일이 좋다-패밀리가 떴다(패떴)' 역시 2년간 쉬지 않고 달려왔다.

'텐 미니츠'에 이어 '유고걸'까지 가요계에서 절대적 카리스마를 내뿜어온 그가 처음 '패떴'에 출연한다고 했을 때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다. 하지만 실제 첫 방송이 나간 후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동료연예인들과 함께 시골에서 1박을 하는 이 프로에서 이효리는 여가수로는 차마 보여주기 힘든 '민낯(생얼)'을 당당히 공개했다. 연예인이 아닌, '자연인' 이효리로서 민망한 행동이나 털털한 웃음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 결과 시청자들은 이효리를 '환상 속 섹시디바'가 아닌 '친근한 누나(언니)나 여동생'으로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드라마를 통해서는 실패했던 이미지 변신을 예능프로를 통해 완벽에 가까울 정도로 이뤄낸 것. 한 인터뷰에서 이효리는 자신의 이미지가 예능을 통해 망가지는 것에 대해 "개인적으로는 걱정을 하지 않는다"면서 "가수와 예능활동은 분리돼야 한다"는 소신을 밝힌 바 있다.

지난 2월초 '패떴' 1기가 하차함에 따라 이효리 역시 2년여의 여정을 마감했지만, 많은 시청자들은 그의 소탈한 모습을 다시 TV를 통해 만날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

Keyword 5. 내수형 가수

비, 보아, 원더걸스가 '월드스타'라면, 이효리는 '내수형 가수'다. 한국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해외진출에는 별 관심이 없는 듯하다. 이와 관련해 이효리는 "외국 나가면 너무 힘들다"며 너털웃음을 지어보였다.

"비, 보아와 통화를 해보면 안쓰럽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는 그는 "20대라면 다시 생각해보겠지만, 나는 일만 하는 성격이 아니라서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마돈나가 레이디 가가가 한국에서 활동을 하지 않아도 유명한 것처럼 나도 외국에서 그렇게 됐으면 좋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히기도. "그것이 더 멋있지 않냐"고 반문하는 그에게서 '역시 이효리다운(hyorish)' 포스가 느껴진다.

한 마디로 '꽉 찬' 결혼적령기에 다다른 이효리. 그의 결혼계획은 어떨까. 이효리는 적어도 35살은 넘지 않겠다는 뜻을 전해왔다.

하지만 "30세가 훨씬 넘어서도 여성 댄스가수로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꼭 보여주고 싶다"고 말하는 것을 보니 아직은 결혼보다 일이 더 소중한 듯. 오랜만에 댄스 가요계로 복귀한 이효리,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기대되는 지점이다.

현화영 young@j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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