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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여동생’에서 ‘신데렐라 언니’로 돌아온 문근영, 언제나 변신을 꿈꾸다

[JTN뉴스 현화영 기자] 아역으로 출발해 진정한 성인배우로 거듭나고 있는 배우 문근영(23).

금방이라도 눈물이 쏟아질 것만 같은 커다란 눈망울에 한없이 착해 보이는 얼굴은 그에게 ‘국민여동생’이란 호칭을 안겨줬고, 이제 20대를 훌쩍 넘은 나이가 된 그는 여동생에서 벗어나 여인이 되기를 갈망하고 있다.

무엇보다 문근영은 변주(變奏)를 잘하는 배우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언제나 새로운 일과 배역에 도전한다. 착하고 청순한 이미지에만 머무르지 않고 모 CF에서는 섹시댄스와 노래를 선보이더니, SBS 드라마 ‘바람의 화원’에서는 남장연기에 도전해 호평은 물론 그해 연기대상까지 받았다.

그리고 31일 시작한 KBS 수목드라마 ‘신데렐라 언니’에서는 처음으로 악역을 맡아 연기 합격점을 받았다.

작고 여린 외모와는 달리 쉬지 않고 도전하는 그 열정과 에너지는 대체 어디서 뿜어져 나오는 것인지. 문득 문근영이라는 배우가 궁금해졌다.

△영화 '어린신부'에서 문근영(좌)과 김래원. ⓒJTN뉴스

Keyword 1. 국민여동생

배우 문근영을 논할 때 ‘국민여동생’, 이 단어를 가장 먼저 쓰지 않으면 안 될 것 같다. 흥미로운 점은 그가 ‘국민여동생’으로 불리게 된 계기가 대중이 가장 접하기 쉬운 TV가 아니라 스크린을 통해서였다는 것.

KBS드라마 ‘가을동화’나 영화 ‘장화, 홍련’을 통해 인지도를 꾸준히 올리긴 했지만 문근영을 전 국민에게 각인시켜준 작품은 영화 ‘어린신부’(감독 김호준, 2004)다.

영화에서 문근영은 집안끼리의 약속 때문에 고등학생의 신분으로 시집을 가야하는 귀여운 어린 신부 ‘보은’ 역할을 잘 소화해냈다.



통통 튀는 귀여운 매력이 영화에 그대로 녹아들어 전국에 ‘문근영 열풍’을 몰고 왔을 정도. 특히 예비군 훈련 간 남편 김래원을 위해 ‘난 아직 사랑을 몰라’를 천연덕스럽게 불러 제치는 노래방 장면은 그의 연기인생에 빼놓을 수 없는 명장면중 하나라 할 수 있다.

그의 뒤를 이어 또 다른 ‘국민’ 여동생, 남동생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지만, 그래도 ‘국민여동생하면 문근영’이라는 생각은 만인 공통일 듯하다.

Keyword 2. 기부천사

그의 또 다른 닉네임은 ‘기부천사’다. 어린 나이에 스타덤에 올라 많은 돈을 벌었지만 그는 ‘부모님과의 약속’이라며 불우한 이웃들을 위한 기부활동을 꾸준히 해오고 있다.

하지만 너무 완벽한 것도 죄? 예쁜 외모에 전 국민의 사랑과 지지를 받았기 때문인지 칭찬을 받아 마땅한 선행에도 질투어린 시선들이 존재했다.

△지난 3월24일 열린 '신데렐라 언니' 제작발표회. ⓒJTN뉴스 [사진=유승관 기자]

문근영의 기부는 사회적인 문제로 비화되기도 했다. 지난 2008년 말, 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창립 10주년을 맞아 고액 기부자 명단을 공개한 바 있다. 당시 문근영은 고액기부자 1위를 차지했지만 문근영 측에서는 실명 공개를 원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 단체는 처음에는 그의 이름을 공개하지 않았다가 나중에서야 공개, 파문이 일었다.

네티즌중 일부는 “꼭 실명을 공개해야했느냐”며 문근영 측에 비난을 퍼부었고, 심지어는 그의 외조부가 ‘비전향 빨치산’이었다며 “문근영의 선행은 빨치산 선전용”이라는 정치적인 공격을 퍼붓는 이도 있었다.

이는 곧 ‘선행을 했는데도 욕을 먹어야 하는 나라’라며 국민성에 관한 문제로까지 확대돼 역풍을 맞았다.

잠시 우리 사회를 들썩이게 했던 이 ‘문근영 기부 논란’은 일단락됐지만 공인으로서 꾸준히 기부활동을 해온 문근영에게 악성댓글을 남기는 것은 아직까지도 ‘해도 너무 했다’는 씁쓸함을 남긴다.

△드라마 '바람의 화원' 속 문근영. ⓒJTN뉴스

Keyword 3. 뱀탕사건

문근영은 가끔 TV에 나와 인상적인 발언과 행동을 해 종종 화제가 된다. 최근 KBS 예능프로그램인 ‘해피투게더 시즌3’에 출연한 문근영은 “어린 시절 예뻐지기 위해 뱀탕을 먹은 적 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사연인즉슨 초등학교 시절 가족들과 함께 간 동남아 여행에서 뱀으로 끓인 탕을 권유받았다는 것. “뱀탕을 먹으면 예뻐진다”는 가이드의 말에 국물 한 사발을 다 들이켰다는 그는 “뱀탕을 먹은 후 3시간 동안 물을 먹지 말아야 효과가 있다는 말을 듣고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데도 6시간을 참았다”고 말해 MC들을 기겁하게 만들었다.

이밖에도 문근영은 “주량이 소주 2병”, “나도 은근히 섹시하다”고 말하는 등 ‘여동생’ 같지 않은 언변으로 팬들을 놀라게 하곤 한다.

하지만 그러면 어떤가. 천의 얼굴을 가져야하는 배우로서, 한 가지 이미지에만 안주하지 않으려는 그의 노력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드라마 '신데렐라 언니'에서 '은조'로 분한 문근영. ⓒJTN뉴스

Keyword 4. 독설 은조

문근영이 드라마 ‘신데렐라 언니’로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했다. 손예진-이민호의 MBC ‘개인의 취향’, 김소연의 SBS ‘검사 프린세스’와 ‘수목극 3파전’이 시작된 31일 첫 방송에서 ‘신데렐라 언니’가 시청률 1위를 차지하며 먼저 웃음 지었다.

주인공인 ‘송은조’ 역을 맡은 문근영은 첫 악역 연기에 합격점을 받으며 언론과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거칠고 냉소적이며 삶에 대한 비관이 가득한 은조를 자신만의 캐릭터로 완벽하게 재탄생시켰다”, “국민여동생을 넘어 국민배우로 거듭나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는 것.

이에 방송 하루만에 문근영에게는 ‘독설 은조’라는 수식어가 따라 붙었다. 남자들을 갈아치우며 편하게 살아가려는 엄마에 대한 증오심과 잘 풀리지 않는 인생에 대한 울분을 터뜨리는 모습이 살기어린 눈매와 거친 목소리와 어우러져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얼마 전 열린 드라마 제작발표회에서 문근영은 “이제는 국민여동생의 이미지에서 벗어나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그동안 얼마나 이미지 변신을 갈망해왔는지 짐작케 하는 부분.

앞으로 드라마가 얼마나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배우 문근영에게 ‘신데렐라 언니’가 또 하나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임은 분명해 보인다.


현화영 young@j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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