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되고 싶은 인형 이야기...삶의 슬프고 어두운 진상 그려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배급 CJ엔터테인먼트/116min/15세관람가/4월8일/일본**

[JTN뉴스 현화영 기자] 늘 마시는 공기처럼 우리는 삶을 너무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사는 것은 아닐까.

여기, 사람이 되고 싶은 인형이 있다. 겉으로는 아름다운 여자의 모습을 하고 있지만 속은 텅 빈 공기인형이다.

외로운 남자들의 성욕 해소 대용품으로 만들어진 이 공기인형은 사람들과 똑같이 되길 원하고 사랑받길 원한다.

인간들에게는 너무 당연한 삶이 그에게는 절박한 소망인 것. 하지만 공기인형에게 펼쳐진 삶은 결코 순탄치만은 않다.

영화 '공기인형'은 '원더풀 라이프', '걸어도 걸어도' 등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무려 9년간이나 준비한 작품. 우리나라 배우 배두나가 공기인형 '노조미' 역할을 맡아 개성있는 연기를 보여줬다.

전작들을 통해 부조리한 사회의 이면들을 파헤쳐온 히로카즈 감독은 '휴먼 판타지'라는 새로운 장르에 도전, 외로운 현대인들의 삶을 마치 거울을 보는 듯 투영해냈다. 주인공은 인형이지만 결국 우리 삶의 슬프고 어두운 진상이 영화 전체에 녹아 있다.

인간처럼 마음을 갖고 움직일 수 있게 된 노조미는 세상 구경을 나왔다가 비디오 가게 청년 '준이치'(아라타)에게 반하고 그의 사랑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노조미는 인간들의 끝없는 욕망과 이기심에 짓밟히고 상처를 받게 된다.

지난 3월25일 서울 왕십리 CGV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 참석한 히로카즈 감독은 "영화에서 공기인형은 다양한 세상을 경험하게 되는데, 마음을 갖게 되면서 하는 경험은 단순히 행복한 것만은 아니고 괴로움과 슬픔도 있다"며 "그래서 아름다운 판타지처럼 행복하게만 그려낸 것이 아니라, 인간들을 접하면서 느낄 수 있는 흔한 감정들을 표현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결국 인형 노조미의 삶은 우리 삶의 희노애락이 모두 집약된 축소판이라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그래도 우리의 삶은 계속 흘러간다는 것.

감독의 섬세한 연출력에 배두나의 연기가 어우러져 영화 '공기인형'은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 배두나의 크고 슬픈 눈망울이 영화를 보고난 후에도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그는 이 작품으로 일본서 열린 유수 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4번이나 수상하는 기쁨을 안았다. 국내에는 오는 4월8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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