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백성현, 한지혜, 이준익 감독, 차승원, 황정민. ⓒJTN뉴스 [사진=유승관 기자]

영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제작발표회

황정민-차승원, 두 동갑내기의 대결 ‘개봉박두’

[JTN뉴스 현화영 기자] 황정민과 차승원. 충무로를 대표하는 두 동갑내기 연기파 배우들이 뭉쳤다. 바로 ‘왕의 남자’, ‘라디오 스타’ 이준익 감독의 새 영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에서다.

23일 서울 용산구 숙명여대 내 숙명아트센터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는 황정민 차승원 한지혜 백성현 등 배우들과 이준익 감독이 함께 모습을 드러내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은 썩어빠진 세상을 뒤엎고 스스로 왕이 되려는 ‘이몽학’(차승원 분)과 그의 야망을 막으려는 전설적인 맹인 검객 ‘황정학’(황정민 분)의 한판 대결을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 영화.

황정민과 차승원은 이 작품을 통해 처음 호흡을 맞추게 됐다고. 황정민은 “역할의 특성상 묘한 경쟁구도와 긴장감 속에 촬영을 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을 극복하고 연기를 마쳤을 때 희열감이 느껴졌다”면서 “(차승원과) 막바지 촬영하면서 다음에도 함께 연기하자고 다짐했었다”고 첫 호흡 소감을 밝혔다.

차승원 역시 “황정민과 칼싸움을 하는 신이 있었는데 ‘아, 이 사람이 괜히 황정민이 아니구나’하고 느낀 지점이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황정민은) 상대방에 대해 뭘 받아주고 자신이 뭘 해야 하는지를 잘 아는 배우”라면서 “역시 연기는 경쟁이 아니라 화합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은 또한 ‘황산벌’, ‘왕의 남자’에 이어 이준익 감독의 세 번째 사극으로 눈길을 모은다. 이 감독은 “사극은 하면 할수록 힘들고 어려운 작업”이라면서 “‘왕의 남자’와 ‘구르믈은 버서난 달처럼’은 시대배경이 겨우 100년 차이 밖에 나지 않는다. 비슷한 시기의 인물들과 다른 이야기를 한다는 것이 감독으로서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관객들은 ‘왕의 남자2’를 기대할지도 모르지만, 자기 복제나 매너리즘에 빠진다면 감독으로서의 생명은 끝이 난 것이라 생각하기에 뭔가 다른 것을 보여주려 노력했다”고 밝혔다.


사극을 많이 만드는 이유에 대해서는 “사극을 잘 찍고 잘 만드는 나라가 문화선진국이라 믿는다”면서 “동양의 사극 블록버스터들을 보면 일본이나 중국 작품들이 많은데 한국 것은 찾아보기 힘들다. 한국의 역사와 전통을 들여다볼 통로가 없다”며 소신을 밝히기도.

작품마다 새로운 스타를 발굴해내기로 유명한 이 감독이 이번 작품에서 선택한 기대주는 백성현과 한지혜다.

감독은 “백성현은 ‘왕의 남자’ 때 선발 1순위였는데 여성스러운 이미지가 이준기에 비해 덜해 제외됐고, ‘즐거운 인생’ 때는 노래를 너무 못해 뽑을 수가 없었다”면서 “이번에는 나이도 맞고 연기력도 받쳐줘 자연스럽게 함께 하게 됐다”며 캐스팅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홍일점인 한지혜에 대해서는 대놓고 “연기를 너무 못하더라”라고 말해 행사장을 폭소케 했다. 이 감독은 “첫 촬영을 하는데 구박을 많이 했다. 그런데 한지혜는 눈 똑바로 들고 대들더라”면서 “다음 촬영 때가 되자 한지혜의 눈빛과 연기가 뭔가 달라져 있었다”고 말했다.

이에 한지혜는 “극중 맡은 ‘백지’란 인물이 원래 한이 많은 인물인데, 나는 한이 별로 없었다”면서 “감독님의 구박 때문에 어느새 한이 생겨 연기를 곧잘 할 수 있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올해 첫 액션 사극 블록버스터로 기대를 모으는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은 오는 4월29일 개봉된다.


현화영 young@j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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