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 전(그동안 직업을 두 번이나 바꿨다) 젊고 의욕에 찬 수많은 디지털 지식인처럼 뉴욕으로 진출해 닷컴 혁명 대원이 됐다. 이름 있는 홍보회사의 뉴미디어 팀에서 일하며 방대한 콘텐트를 고객에게 무료로 제공하는 대기업들의 웹사이트를 설계하고 구축했다.

그러면서 온라인 콘텐트 무료 사용의 미덕을 찬양하는 연설을 하며 세계를 누볐다. 대개는 환대를 받았다. 당시 나는 작가 겸 발명가 스튜어트 브랜드(‘느림의 지혜’ 저자)의 격언을 즐겨 인용했다.

“정보는 자유를 원한다.” 하지만 그건 그의 말 중 반쪽에 해당할 뿐이다. 나머지는 이렇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정보는 비싸지기를 원한다. 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필요한 곳에서 필요한 정보를 얻으면 삶이 달라진다. 하지만 또 다른 면에서 정보는 자유를 갈구한다. 정보 생산 비용이 계속 낮아지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 개념이 서로 투쟁한다.” 이처럼 미묘한 사고는 설명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생략했다. 우리는 온라인 콘텐트의 ‘무료화’를 주장함으로써 마치 미래를 내다보는 사람, 심지어 급진주의자로 간주됐다. 어른들은 우리의 (거의 껍데기밖에 없는) 사업 모델을 보고 놀라워했다.

그래서 우리는 더욱 스스로 똑똑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 뒤로의 상황이 말해주듯이 콘텐트가 핵심 상품인 회사들(뉴스위크를 포함한 모든 신문과 잡지사)엔 우리 같은 ‘인터넷 선지자’들이 전파한 생각이 완전히 허튼소리가 돼버렸다.

우리는 그 회사들의 경영진에게 직원들이 각고의 노력으로 생산해서 인쇄 매체에 담아 판매하는 바로 그 콘텐트를 무료로 제공하는 웹사이트를 구축해 온라인에서 경쟁하라고 설득했다. ‘주목경제(attention economy)의 화폐화’ 등 모호하고 비현실적인 개념을 통해 다시 돈을 거둬들인다는 발상이었다.

나중에 고객에게 요금을 청구하거나 광고를 팔거나 아니면 그 둘 다를 의미했다. 그들은 우리의 말을 믿었다. 그런데 지금 인터넷이 그들을 마구 두들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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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제공=뉴스위크 한국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