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N뉴스 윤하나 기자] 11월 5일(수) 개봉하는 한국독립영화 최고 기대작 '에스퍼의 빛'이 정재훈 감독과 관련된 트리비아를 공개했다. 

#1 시작부터 평단의 주목을 받은 정재훈 감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동시대 10대 청소년들이 공동창작한 이야기를 바탕으로 제작된 2025년 한국 독립영화 최고의 문제작 '에스퍼의 빛'은 정재훈 감독의 신작이다. 정재훈 감독은 스물셋에 장편 '호수길'(2009)을 시작으로 영화, 영상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필름제작 시대 이후 디지털이 본격적인 영화제작의 매체가 되던 시대적 경향을 반영한 이 작품은, 지금은 사라진 영화제인 ‘시네마디지털서울’, 일명 ‘CinDi’에서 프리미어로 상영되었고 단숨에 많은 평단의 주목을 받게 되었다. 대표적으로 정성일 평론가의 저서 『필사의 탐독』을 읽어보면 '호수길'만을 본격적으로 다루는 챕터 '긴급함, 이 시체를 보라'를 발견할 수 있다.

2011년 공개한 두 번째 장편 '환호성'은 본격적으로 감독의 깊숙한 현실 속에서 발견하는 환상성의 감각이 발현되는 지점이다. 영화 역시 ‘CinDi’를 비롯해 여러 영화제에서 상영되며 여러 반향을 일으켰고, KMDB 등에 검색해보면 여러 글이 남아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특이한 점은, '환호성'이 국내 상영이 한참 지난 2017년에 들어 야마가타 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에 초청되었다는 점이다.

#2 러닝타임 212분?

본 사람이 거의 없는 영화

감독은 장편 영화로는 세 번째 작품, '도돌이 언덕에 난기류'를 2017년 공개했다. 이 작품은 여러모로 베일에 둘러싸여 있는데, 왜냐하면 한국독립영화 중에서는 독보적으로 긴 212분의 러닝타임을 가지고 있고, 시놉시스로는 어떤 영화인지 갈피를 잡기 어려운데다, 국내에서의 상영기회도 많지 않았기에 본 사람은 물론, 몇몇 영화제 프로그램 노트 등을 제외하면 온라인 상의 리뷰도 적은 편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많은 관객들이 이 영화를 향한 궁금증을 꾸준히 표하고 있다. 이 영화는 1부, 인터미션, 2부로 이루어져 있고, 감독은 이 작품을 독특하게도 ‘4DX 어드벤쳐물‘로 규정했다.

#3 영화제만 가면 생기는 사건사고

정재훈 감독의 영화는 특히 영화제에서 여러모로 이슈가 되는 편이다. 감독의 2021년작 'Trans-Continental-Railway'와 관련하여 전주국제영화제에서 벌어진 해프닝이 유명한데, 상영이 끝나자 한 관객이 스크린 앞으로 나가 “아무리 예술영화라지만 이래도 되는거냐“며 작품을 상영한 영화제에 대한 항의의 의미로 관을 나가지 않는 시위를 벌였다. 결국 전주국제영화제 측의 설득 끝에 사건이 일단락 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11월 5일 개봉을 앞두고 있는 '에스퍼의 빛'도 2024년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상영할 당시 모종의 사건이 일어났다. 부천영화제에서 작품상을 수상한 이후, 마지막날 진행한 ‘수상작 상영’에서 일어난 일이다. 목격자의 말로는 시작할 때만 해도 관이 가득 차있었지만, 30분 정도가 지나자 관객이 줄을 서서 극장을 나오는 사태가 벌어졌다고. 그래서 상영이 끝난 뒤에는 관객이 절반도 남아있지 않았고, 이 기념비적인 '관객 탈주 사건' 이후 극단적으로 갈리는 호불호 의견으로 인해, ‘괴작’이라는 수식어가 붙기 시작했다.

#4 개봉작 '에스퍼의 빛'

2차시장, OTT 공개 하지 않는다?

정재훈 감독의 전작 'Trans-Continental-Railway'의 시놉시스에서, ‘극장에서의 상영만을 목표로 제작되었다‘라는 다소 특이한 문구를 볼 수 있다. 이 영화뿐만이 아니라, 정재훈 감독의 전작은 OTT 등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를 포함하여 여러 웹하드 등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것이 앞서 말한 전작들의 리뷰나 후기 등이 온라인 상에도 많이 없는 가장 결정적인 이유일 것이다. 정성일 평론가의 말대로, '아마 이 영화를 본 사람은 전 세계에서 300명이 넘지 않을 것이다.'

이는 정재훈 감독의 작업 방향성에 따른 영향인데, 데뷔작 '호수길' 부터 신작 '에스퍼의 빛'까지 그는 모든 작품을 오직 극장 상영만을 염두에 두고 제작했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스레 2차시장을 통한 공개가 이루어지지 않았고, 극장 상영이란 이벤트를 제외하고는 쉽사리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11월 5일 개봉 예정인 '에스퍼의 빛'도 관객이 극장에서만 만나볼 수 있도록, 추후 온라인 스트리밍 등의 방식으로는 공개하지 않을 예정이다.

한국독립영화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는 도발적인 영화 '에스퍼의 빛'은 오는 11월 5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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