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렬한 지지를 보냈던 팬들이 안티로 돌변한 이유 생각해봐야"

[JTN뉴스 윤보라 기자] 인터넷이 연일 '2PM 사태'로 뜨겁다. 연예계 뉴스에는 매일 2PM 관련 뉴스들이 상위권에 올라와있고, 악성댓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또 2PM 팬들의 블로그와 각종 인터넷 게시판에는 2PM을 비난하는 패러디 동영상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으며, 멤버들에 대한 사생활 루머는 물론이고 개인정보까지 유출되고 있다.

사태의 발단은 지난달 25일 JYP엔터테인먼트가 재범의 영구 탈퇴 소식을 알리면서 비롯됐다.

JYP엔터테인먼트는 공식홈페이지를 통해 "그동안 재범의 복귀를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재범의 심각한 사생활 문제로 인해 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고 발표했고, 그동안 재범의 복귀를 기다려왔던 팬들은 충격에 빠졌다.

더군다나 이미 재범의 영구 탈퇴와 관련해 지난 1월초 나머지 여섯 멤버의 동의를 얻었다는데 대해 팬들은 '멤버들이 동의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며 JYP측의 일방적인 통보에 강한 불신을 나타냈다.

갑작스런 JYP의 발표에 인터넷은 JYP에 대한 비난 여론과 재범의 '심각한 사생활 문제'가 무엇인지를 두고 마약설, 열애설 등의 의혹이 증폭되기도 했다.

JYP는 이미 예정돼있던 팬간담회를 통해 재범의 영구탈퇴에 관해 팬들과의 소통을 기대했지만, 지난 27일 있었던 2PM의 팬간담회 이후 사태는 더 악화됐다.

심지어 그동안 열렬한 지지를 보내왔던 팬들은 하루 아침에 안티로 돌변했고, 수십여개의 팬클럽 홈페이지가 폐쇄됐다.

또 현재 2PM이 출연하고 있는 방송프로그램 게시판에는 이들의 하차를 요구하는 글들이 이어졌고, 나머지 여섯 멤버들에 대한 확인되지 않은 사생활 폭로와 사진, 동영상 등이 공개됐다.

물론 재범의 복귀를 기다려왔던 팬들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JYP의 일방적인 통보에 강한 반발을 나타나는게 당연한 일이겠지만, 나머지 여섯 멤버들의 개인 팬들 또한 2PM 전 멤버들과 JYP의 안티로 돌변한 이유는 무엇일까.

2PM 팬들 "나머지 멤버들의 언행에 배신감 느껴"

27일 있었던 2PM 팬간담회에 참석한 팬들은 대략 100여명 정도다. 2PM 여섯 멤버들과 JYP의 정욱 대표가 참석한 이 자리에는 취재진을 비롯한 일반인의 출입은 철저히 통제됐다.

4시간 가까이 이어진 간담회 이후 이 자리에 참석했던 팬들은 간담회 전문과 녹취 등을 인터넷에 공개했고, 이를 접한 팬들은 정욱 대표의 발언과 2PM 멤버들의 답변과 행동에 대해 배신감을 나타내며 집단 움직임에 나선 것이다.

이들이 공개한 간담회 전문과 녹취 등에 따르면, 논란이 되었던 재범의 '심각한 사생활 문제'가 무엇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JYP측은 기존에 밝힌 내용을 되풀이하며 "재범은 가해자고 여섯 멤버들은 피해자"라고 밝혔다.

여섯 멤버들 또한 재범의 '심각한 사생활 문제'를 알고 영구 탈퇴에 동의했다고 말했으며, 2PM으로 함께 활동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달했다는 것.

재범이 미국으로 떠난 뒤에도 방송을 통해 끈끈한 우정과 의리를 보여줬던 나머지 여섯멤버들의 발언에 대해 팬들은 더욱 충격이 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또 팬들은 간담회 자리에서 방송에서와는 달리 불성실한 태도를 보인 일부 멤버들을 비난하며 배신감을 토로했다.

팬들에게는 이미 재범의 사생활 문제가 무엇인지, 문제가 있었는지 없었는지의 여부는 중요하지 않다.

그들이 느끼고 있는 배신감은 설령 재범에게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하더라도 연습생 시절부터 함께했던 2PM 멤버들과 소속사가 그를 감싸주지는 못할망정 '심각한 사생활 문제'라는 발언으로 논란을 키운 것이고, 영구 탈퇴가 확정되었음에도 두 달간 이를 알리지 않고 재범을 마케팅에 이용했다는 이유 때문에서다.

실제로 JYP 소속가수들의 활동을 이끌고 있는 박진영이 모 프로그램에 출연해 밝힌 재범의 복귀와 관련한 발언과 2PM 활동당시 내세웠던 1:59, 시상식 자리에서 멤버들이 재범을 언급하며 눈물을 보였던 일 등 최근까지 이어진 그들의 행동이 과연 재범을 이용한 마케팅이 아니었는지 의문이 든다.

JYP, 소속가수들의 탈퇴와 관련해 일방적인 통보로 불신키워

더군다나 JYP는 재범과 최근 '원더걸스'를 탈퇴한 선미를 비롯해 '원더걸스'의 원년멤버였던 현아가 팀을 탈퇴할 당시에도 '건강 악화', '학업에 전념', '개인의 의견을 존중한다'는 등의 이유를 내세우며 팬들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해왔다.

그러나 건강 악화를 이유로 '원더걸스'를 탈퇴한 현아의 경우 소속사를 옮겨 '포미닛'으로 데뷔, 솔로 활동과 병행하며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등 팬들의 입장에서 JYP의 일방적인 통보를 믿고 받아들이기엔 무리가 있다.

지난 몇 년간 JYP 소속가수들의 탈퇴를 둘러싼 각종 의혹들이 이번 2PM 사태로 인해 겉잡을 수 없이 커지게 된 것도 결국은 JYP측의 이러한 태도에서 비롯된 결과다.

물론 이번 사태로 인해 2PM의 나머지 멤버들에 대한 인신공격성 루머나 주민등록번호와 휴대폰번호를 포함한 개인정보를 유포하는 팬들의 행동은 분명 잘못됐다.

하지만 이러한 팬들의 분노와 배신감은 JYP와 2PM 멤버들이 모두 자초한 일이다. 오죽하면 인터넷에는 '재범탈퇴 시나리오'까지 등장했을까.

대부분의 연예기획사들은 자신의 회사에 소속된 연예인이 사생활과 관련된 문제를 일으킨다해도 해당 연예인을 감싸주고, 그를 다시 복귀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지난해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슈퍼주니어'의 강인의 경우에도 SM엔터테인먼트는 공식 사과 발표와 함께 당분간 자숙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활동을 중단시켰다.

물론 연예기획사와 연예인 간의 일명 '노예계약' 등이 문제될 소지도 있지만, 설령 탈퇴 시킨다고 하더라도 언론을 통해 공식적으로 해당 연예인의 심각한 사생활 문제라고 거론하는 연예기획사는 없다.

그건 해당 연예인을 사실상 연예계에서 추방한다는 의미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치명적인 발언이다.

연예기획사가 그동안 공들여 키워낸 소속 연예인에 대해 계약 위반에 대한 위약금도 물리지 않고 내칠만큼 '심각한 사생활 문제'라고 밝혔는데 그를 받아줄 다른 기획사가 있을까. 더군다나 그 문제가 무엇인지 명확히 밝힐수도 없다면...

팬들이 분노하는 건 당연한 결과다. JYP는 일반적인 다른 연예기획사들과는 달리 '한국인 비하발언' 사건이 터지자 마자 곧바로 재범 탈퇴를 발표한 뒤 그를 미국으로 보냈으며, 이번에 계약해지를 통보함에 있어서도 '심각한 사생활 문제'를 거론하며 논란을 키웠다.

또한 JYP는 '한국인 비하발언' 당시 재범이 탈퇴를 결정했다고 밝혔고 그를 설득할 수 없었다고 했지만, 사실 우리나라 연예계 현실을 아는 대부분의 팬들은 연예기획사에 소속된 가수가 계약을 무시하고 탈퇴를 주장했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입을 모은다. 결국 JYP의 입김이 작용했을 거라는 주장이다.

"팬들과의 신뢰와 소통의 중요성 인식해야"

이제 더이상 팬들은 소속사의 말을 그대로 믿지 않을 뿐더러 신뢰가 바탕이 되지 않는 한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에 대해 무조건적인 사랑을 쏟아붓지도 않는다.

열렬한 지지를 보낸 팬들 조차도 돌변하면 오히려 가장 무서운 적이 될 수도 있다.

재범 외에도 2PM 나머지 멤버들에 대한 전폭적인 지지와 사랑을 쏟아부었던 팬들이 왜 간담회 이후 영화 '페이스오프'를 빗대어가며 비난을 퍼붓고 있는지, 왜 재범탈퇴 시나리오까지 등장하게 되었는지, 또 방송 하차 요구와 함께 해당 프로그램의 시청률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지 JYP와 2PM 나머지 멤버들은 반성해야 할 것이다.

팬들의 사랑 없이는 연예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엄청난 인기도 한 순간의 실수로 인해 바닥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걸 그들은 명심해야 한다.


윤보라 bora@jtn.co.kr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press@jtn.co.kr

<ⓒ 1+α 문화미디어 JTN뉴스(www.jtn.co.kr) 무단전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