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아바타'가 공자를 눌렀다

중국 정부의 2D 상영 금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인기 식을줄 몰라

글 : 윤보라 기자   | 입력시간 : 2010-02-13 12:02

중국 정부의 2D 상영 금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인기 식을줄 몰라

중국 영화진흥위원회는 얼마 전 중국 내에서 인기리에 상영 중인 할리우드 영화 ‘아바타’의 2D 버전 상영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그리고 그 대신 서열을 존중하도록 가르친 공자(孔子)의 전기영화 ‘공자-춘추전국시대’를 상영하도록 했다. 언뜻 보면 동·서양의 문명 충돌로 보이는 사건이지만 속사정은 다르다.

‘아바타’는 중국 상영 3일 만인 1월 17일 현재 7600만 달러의 흥행수입을 올려 전대미문의 흥행 기록을 세웠다. 이런 흥행 돌풍은 ‘2012’와 ‘타이타닉’ 등 외국 영화들이 흥행 1위를 차지하는 상황을 못마땅하게 여겨온 중국 영화산업 관계자들의 분노를 자아내게 했다.

그래서 당국은 중국의 법을 들먹거리며(그리고 ‘아바타’의 2D 흥행 실적이 별로 좋지 않다는 점을 들어) 1600여 개에 이르는 2D 상영관에서 ‘아바타’의 상영을 금지했다(800여 개의 3D 상영관에선 상영이 계속 허용됐다).

중국 정부는 또 극장주들에게 상영작의 3분의 2 이상을 국산 영화로 정하도록 촉구했다(중국 법은 한 극장이 연간 상영 가능한 외국 영화의 수를 20편, 편당 평균 상영 일수를 10일 이내로 제한한다). 당국은 이런 조치가 아무런 문제를 일으키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영화 검열 당국도 인간 침략자들을 물리치려고 싸우는 푸른색 피부의 우주 원주민 나비족보다는 권위를 존중하도록 가르치는 공자를 선호했다.

중국 관리들은 당초 ‘아바타’를 보고 막대한 예산을 들인 할리우드 영화에서 건방지고 호전적인 미국인들이 상대적으로 힘이 약한 우주 원주민에게 패한다는 설정을 마음 내켜 했을지도 모른다. 원주민들은 자신들의 두뇌와 초자연적 믿음, 그리고 자연과의 깊은 유대를 이용해 막강한 군사력과 기술을 지닌 미국인들을 물리친다.

하지만 이 영화에 등장하는 미국인들이 중국 공산당을 연상케 한다는 점이 당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 우선 영화 속의 미국인들은 나비족의 거주지인 거대한 나무를 마구잡이로 파괴한다.


(기사전문은 뉴스위크 한국판 홈페이지에서 확인)


[기사제공=뉴스위크 한국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