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크리스토프 마이요의 창의성 돋보인 드라마 발레...감각적인 무대와 캐릭터 '눈길'

지난해 국내에서 초연돼 화제를 불러일으킨 드라마 발레 '신데렐라'가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에 힘입어 다시 무대에 오른다.

그동안 '로미오와 줄리엣', '라 벨르' 등의 작품을 통해 기발한 상상력과 세련된 연출을 보여준 안무가 장-크리스토프 마이요는 '신데렐라'에서도 현대적이고 신선한 해석으로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2010 국립발레단의 제129회 정기공연으로 무대에 오르는 '신데렐라'에는 수석무용수 김지영(요정, 신데렐라), 윤혜진(요정, 계모), 이영철(아빠)을 비롯해 유난희(계모), 박슬기(신데렐라), 정영재(왕자), 윤전일(왕자) 등이 출연한다.

특히 이번 작품에는 원작에는 없었던 '요정'(신데렐라의 엄마)이 등장하고, 얼굴이나 몸매가 아닌 여자의 발모양으로 아름다움을 식별하는 왕자의 독특한 성향으로 원작의 '유리구두'도 등장하지 않는다.

극의 시작은 신데렐라가 자신의 어머니와 아버지에 대한 기억으로부터 출발한다. 신데렐라는 잃어버린 가족의 행복과 사랑의 이미지에 사로잡혀 추억을 떠올리며 괴로워하고, 아버지 역시 옛 아내를 그리워한다.

독특한 점은 신데렐라의 죽은 어머니가 '요정'으로 등장하는데, 이 캐릭터가 현모양처형이 아닌 에로틱한 이미지라는 것. 왕자 역시 엉뚱하면서도 장난기 있는 이미지로 여성들의 발모양에 집착하는 특이한 남성으로 그려진다.

요정으로 분한 친엄마는 신데렐라에게 마법을 걸어 발을 아름답게 빛나게 하고, 무도회장에서 왕자는 빛나는 신데렐라의 발을 보고 사랑을 느낀다.

왕자가 신데렐라를 다시 찾는 과정에서도 왕자는 계모 딸들의 멍든 발 사이에서 반짝이는 발을 찾아낸다. '유리구두'가 아닌 발의 모양만으로 사랑하는 여인을 다시 찾게 되는 것.

이 작품에서 발모양에 집착하는 왕자의 모습은 두 가지로 해석이 가능한데 하나는 맨발이 가진 에로틱한 이미지이고, 또 하나는 허영과 허식을 벗은 순수한 의미의 맨발로 관객의 해석이 가능하다.

이처럼 장-크리스토프 마이요는 독특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원작의 의미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고전을 현대적으로 새롭게 해석했다.

또 얇은 이동형 벽체와 계단으로만 구성된 무대장치는 단순하지만 효과적으로 사용되며 극 전체를 끌고나가기에 무리가 없다.

고전의 명성과 아름다움을 그대로 살리면서도 독특함과 새로움으로 관객들의 흥미를 더해주는 드라마 발레 '신데렐라'는 29일부터 31일까지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무대에 오른다.

□ 공연명 : 드라마 발레 '신데렐라'
□ 기간 : 2010년 1월29일~ 2010년 1월31일
□ 장소 :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
□ 주최 : 국립발레단
□ 안무 : 장-크리스토프 마이요(Jean-Christophe Maillot)
□ 음악 : 세르게이 프로코피에프(Sergei Prokofiev)
□ 예술감독 : 최태지

JTN 윤보라 기자 / 사진 유승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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