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년전 소녀모델 성폭행 사건 관련..."최초 사법부 권력남용 여부는 진상조사할 것"  

미국 캘리포니아주 항소법원이 로만 폴란스키 감독의 성폭행 사건을 기각해 달라는 폴란스키 측 변호인단의 항소를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법원은 이날 판결이유서를 통해 "앞서 이 사건의 기각 요청을 거절한 하위법원의 결정은 틀리지 않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사건의 첫 재판에서 사법부의 권력남용이 있었다는 폴란스키 측 주장에 대해서는 진상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사법권 남용 여부에 대해서는 조사 절차를 밟고, 이 주장에 답할 것을 양측에 권고했다"면서 "개인에 대한 유죄 선고와 형량 결정보다 사법 체계 하에서의 근본적 평등과 정의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폴란스키 감독은 지난 1977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13세 소녀모델을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된 뒤, 이듬해 프랑스로 달아나 32년간 도피생활을 해오다 지난 9월 '취리히영화제' 공로상을 수상하기 위해 입국하던중 스위스 취리히 공항에서 체포됐다.

폴란스키 측 변호인단은 지난 1977년 이 사건의 첫 재판에서 판사가 부적절하게 검사와 결탁하는 등 사법부가 권력을 남용했다며 사건을 기각해줄 것을 법원에 요청했었다.

현재 폴란스키 감독은 스위스 그스타드 지방에 있는 농촌별장(샬레)에서 가택연금중이며, 스위스 법무부는 내년 1월께 폴란스키를 미국으로 송환할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적인 영화감독인 그는 지난 2003년 '피아니스트'로 미국 아카데미상을 수상했으며, 주요 연출작으로는 '차이나 타운', '로즈마리의 아기', '나인스 게이트', '그들 각자의 영화관' 등이 있다.


JTN 현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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