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정신 가득한 무대와 깊이있는 스토리로 재탄생..."젊은이들 공감 이끌 것"

젊은이의 '성장'에 대한 이야기를 탁월한 심리묘사와 함께 흥미 넘치는 전개로 독자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던 소설 '퀴즈쇼'를 뮤지컬 무대에서 만날 수 있게 됐다.

뮤지컬 '퀴즈쇼'는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오빠가 돌아왔다' 등을 집필한 김영하 작가의 동명소설을 원작으로 컴퓨터에 익숙한 젊은 세대의 초상을 리얼하게 그려낸 작품.

소설에서 1인칭 화자를 통한 주인공의 은밀한 생각과 상념들만으로 구성됐던 '퀴즈쇼'는 이번에 뮤지컬 무대로 옮겨지면서 작품 속 인물들의 생활과 고민을 좀 더 가까이서 들여다 볼 수 있게 됐다.

8일 오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열린 뮤지컬 '퀴즈쇼' 프레스콜에서는 실험정신이 가득하면서도 깊이 있는 스토리로 채워진 무대가 연출됐다.

특히 이번 무대를 가득 채운 연회색의 큐브들과 그 무대를 나누는 상징적인 영상들은 독특하고 신선한면서도 속도감 넘치는 장면들을 만들어냈다.

무대를 채우고 있는 큐브들은 수많은 아파트들로 채워진 한국 땅, 고시원의 쪽방, 도심의 빌딩 등 그 큐브들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 시대의 젊은이들을 형상화한 무대. 

화려함과 고독이 공존하는 도시의 양면성, 취업난과 실업문제, 직장의 이상과 현실을 날카롭게 꼬집는 이번 작품의 주인공은 '쓰릴미', '김종욱 찾기', '주유소 습격사건' 등 뮤지컬과 연극 무대를 오가며 연기의 진폭을 넓혀가고 있는 신예 이율이 맡았다.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이율은 "'이민수'라는 캐릭터는 감독님과 많은 선후배 배우들과 대화를 통해 만들어진 캐릭터"라며 "젊은 분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은 캐릭터인 동시에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작품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이번 작품의 연출을 맡은 박칼린 감독은 "장편소설을 무대로 올리는 과정이 가장 힘들었다"며 "소설을 읽어보시면 알겠지만 스토리가 스토리로 들어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압축시키기가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그는 "소설에서 스토리라인을 가져오되 책을 접고 뮤지컬로 접근하려고 노력했다"며 "여러모로 고난이 많았던 작품"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작품은 독특한 무대 뿐 아니라 등장인물의 개성과 심리를 잘 나타내주는 노선락 작곡가의 음악이 맞물려 고급스럽고 짜임새 있는 작품으로 완성됐다.

청춘의 위험한 성장기를 다룬 뮤지컬 '퀴즈쇼'는 12월6일부터 2010년 1월2일까지 예술의전당 토월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한 해를 마무리 하는 12월, 주로 로맨틱 코미디 위주의 뮤지컬이 사랑받는 가운데 독특하고 신선한 무대와 젊은 관객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와 감성을 가득 담아낸 이번 작품이 선전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JTN 윤보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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