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법원 "전자발찌 착용한 채 별장에 머무를 것 허용"...법무부는 항소여부 고심중

스위스 법원이 32년전 미성년 여성모델을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된 로만 폴란스키 감독에게 25일(현지시간) 보석을 허가했다.

스위스 연방 최고 형사법원은 450만 달러의 보석금을 조건으로 그를 석방하고 위치 추적용 전자 발찌를 착용한 채 스위스 국내에 있는 농촌별장(샬레)에 머물도록 결정했다고 외신들이 26일 보도했다. 이 법원은 지난 10월20일 폴란스키 감독 측의 보석 요청을 기각한 바 있다.

법원은 폴란스키 감독이 프랑스 파리에 있는 아파트를 담보로 한 보석금을 제안했다는 점을 고려했다면서 "올해 76세인 항소인은 두 아이의 아버지"라며 "특히 그가 고령임을 감안할 때, 책임있는 아버지로서 가족의 재정적 안정성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할 것이라는 점을 짐작할 수 있다"고 보석 승인 이유를 밝혔다.

반면 스위스 법무부 측은 그의 도주 가능성을 높게 보고 항소여부에 고심중이다. 폴코 갈리 대변인은 "연방 형사법원이 법무부에 폴란스키 감독을 석방토록 요청했다"면서 "법무부가 곧 법원의 결정을 받아들일지 아니면 항소할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무부의 결정이 내려질 때까지 폴란스키는 최장 10일간 감옥에 더 머물게 된다. 법원의 이번 결정과는 상관없이 그를 미국으로 송환하는 절차는 계속 진행된다.

지난 1977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13세 여성모델을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된 폴란스키는 이듬해 프랑스로 도피했다. 그는 지난 9월26일 취리히 영화제 조직위원회의 초청으로 공로상을 받기 위해 스위스에 입국하던중 스위스 경찰에 전격 체포됐다.

폴란스키 감독은 '차이나타운', '피아니스트' 등을 감독했으며, 지난 2003년 오스카 감독상을 수상했다. 


JTN 현화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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