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N뉴스 윤하나 객원기자]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가 지난 4월 1일 누적관객수 168만 3천153명을 기록, 개봉 6일만에 160만 관객을 돌파했다.

개봉 첫 날 전국 16만 6천798명의 관객을 모아 '노아'를 멀리 밀어내며 일일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한 이 영화의 기세는 앞으로도 한동안 꺽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사실 전작인 '퍼스트 어벤져'의 성적은 그리 좋지 않았다. 이름 부터가 '미국 대장'인 이 인지도 낮은 히어로가 보여줬던 최종 성적은 고작 51만 4천417명.

마블 스튜디오의 히어로 무비가 평균 300만 이상의 흥행성적을 기록했던 것으로 볼때 상당히 저조한 결과였다.

그도 그럴것이 다른 히어로들 과는 달리 슈퍼파워나 첨단 기술력도 없이 오직 건강한 몸과 빠른 달리기 같은 지극히 평범한 조건과 무기 라고는 단단한 방패 하나가 전부 였던 이 남자가 국내의 낮은 인지도를 이겨내기엔 전작의 너무 전형적인 평면적 스토리와 상대적으로 적은 볼거리가 관객의 구미를 당기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엔 달랐다. 이 전형적인 미국의 영웅을 끌어올린 것에 '어벤져스' 효과가 단단히 한 몫을 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정작 '어벤져스'가 큰 인기를 끌었던 때도 아이언맨, 토르, 블랙 위도우 등에 밀려 악역인 로키보다도 인기가 없었던 이 비운의 히어로가 당당하게 '어벤져스'의 한명이 아니라 '캡틴 아메리카'라는 이름으로 홀로서기 할 수 있었던건 화려한 그래픽에 밀려 보기 힘들어진 제대로된 육탄전의 부활과 영화에 인간미를 더해준 주인공의 갈등이었다.

'캡틴 아메리카2'는 '어벤져스'에서 뉴욕 전쟁이 끝난 후의 이야기다. '아이언 맨'이 뉴욕 전쟁의 휴유증으로 정신적인 스트레스에 시달렸던 것 과는 달리, 정의를 위해 몸 까지 개조하며 나라에 충성을 바쳤던 이 전형적인 군인 대장은 쉴드에 작전을 수행하며 50년 만에 깨어난 현대 시대 생활에 잘 적응해 가고 있다.

자신의 부귀영화나 사랑보다도 조국과 정의가 우선인 이 남자에게 명령이 있을때 국민을 위해 성실히 따르기만 하면 되는 상명하복의 군대 메뉴얼은 오히려 편한 하기까지 해 보인다.

그러던 어느 날 평상시와 다를 바 없어 보이는 작전 수행 중 블랙위도우의 개별 행동으로 작전진행에 차질이 생기게 되고, 이 작전에 대해 만족 스럽지 않은 쉴드의 대장 닉퓨리에 답변은 본인이 지키는 정의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게 만든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이 일이 있은 후 닉퓨리는 갑작스런 괴한의 습격을 받고 캡틴은 배신자로 몰린다. 무엇이 진실이고 어째서 이런 상황이 벌어졌는지 조차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이제까지 명령에 따르기만 하던 재미없는 원조 히어로는 드디어 고민하고 진실을 파헤치기 위한 싸움을 시작한다.

얼음속에서 잠들기 전과는 다르게 무조건 적인 믿음으로 동료에게 목숨을 맡길수도 없고, 나치나 일본군같은 절대악과 대항하는것도 아닌 참으로 평화로워 보이지만 냉정한 시대.

각자 자신들이 믿는 정의를 지키기 위하여 수단을 달리 할 뿐 무엇이 진정한 정의 인지도 모호한 현실 속에서 캡틴은 참 아날로그적 이어서 매력있는 그 만의 신념을 지켜나간다.

우정을 목숨보다 아끼고, 아무리 많은 다수를 위해서라도 살아있는 생명 하나하나를 소중히 해야 하는 이 답답한 남자는 방패 색만 봐도 미국이 바라는 꿈의 정의를 대표 한다는걸 알 수 있다.

하지만 자유를 가장 소중히 여기거나 공평한 것이 정의라고 믿던 이분법의 결론이 불가능해진 현대 시대에서 그의 신념은 정말 꿈만같은 소리로 보이기도 한다.

다수의 행복을 위하여 극 소수라도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것이 과연 진정한 정의 인가. 그 기준은 누가 정하는 것인가. 옳다고 믿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방법을 달리해도 괜찮은가. 옳지 않은것이라도 옳다고 믿는다면 믿는자의 자유 아닌가. 마블답지 않게 끝없이 쏟아내는 영화속 질문들은 어쩌면 그들이 진정 미국의 대장에게 묻고자 하는것은 아닐까.

돌연변이나 외계인이 아니라서, 나 대신에 생각을 하고 현실을 알려주는 첨단 기계속에 둘러쌓여 있지 않아서, 그러나 그렇기에 참으로 너무나 인간적이어서 가능한 캡틴에 고민과 몸 고생은 레이져를 쏘거나 뉴욕시 절반이 파괴되지 않아도 충분히 화려한 볼 거리와 관객을 빨아들이기에 모자라지 않은 긴장감은 제공한다.

꿈같은 신념이면 어떠한가. 현실적으로 너무 틀에 정해진 영웅이면 어떠한가. 어차피 우리는 그런 불가능한 현실을 만나기 위해서 극장을 찾는 것 아닐까?

슈퍼 히어로라 하기엔 너무나 여러가지로 인간적인, 살짝 모자라는 남자. 어쩌면 그렇기에 더욱 매력적인 남자가 바로 캡틴 아메리카다.

JTN 윤하나 문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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