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가족애’를 그린 브로드웨이 정통 쇼뮤지컬...풍성한 볼거리와 다양한 출연진으로 다시 무대에~

[JTN뉴스 서영희 객원기자] 1960년대 미국을 뒤흔든 희대의 천재 사기꾼 ‘프랭크 아비그네일 주니어’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이 지난해 3월 성공적인 국내 초연에 힘입어 9개월 만인 지난 12월 14일부터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에서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이하 캐치미)은 2002년 헐리우드 흥행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가 연출하고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톰 행크스가 출연한 동명 영화를 원작으로, 영화의 흥미로운 스토리에 뮤지컬의 화려한 옷을 입고 2009년 미국 시애틀에서 뮤비컬로 재탄생했다.

2011년 3월 브로드웨이에 진출해 200만 달러 이상의 수익을 기록한 흥행작이자 토니어워즈 4개부분 노미네이트로 작품성까지 인정 받은 브로드웨이 정통 쇼뮤지컬 ‘캐치미’는 지난해 3월 세계 최초 라이선스로 한국에 입성해 화제를 모은 바 있으며, 더욱 풍성한 볼거리와 다양한 출연진으로 다시 돌아왔다.

주인공 '프랭크' 역에는 엄기준, 박광현을 비롯해 규현(슈퍼주니어), 키(샤이니), 손동운(비스트), 김동준(제국의 아이들) 등의 아이돌까지 무려 6명의 스타가 캐스팅 돼 각기 다른 매력을 발산하며 관객들에게 골라보는 재미를 선사한다.

프랭크를 쫓는 집념의 FBI요원 '칼 해너티' 역에는 김법래와 이건명이 초연에서 보여준 깊이 있는 연기력을 과시한다. 프랭크가 사랑하는 여인 '브렌다'역에는 써니(소녀시대), 다나(천상지희), 정민주(JOO)와 오상은(니모)이 순애보적인 사랑으로 청순한 모습을 보여준다.

또한 '프랭크의 아버지'와 '로저'의 1인 2역에는 이희정과 김성기가, '파올라'와 '캐롤'역에는 서지영과 이미라가 캐스팅 됐다.

공연은 ‘캐치미 항공사’ 승무원이 무대에 등장해 관람 전 주의사항을 안내하는 설정으로 시작된다. 객석은 순간 대형 항공기의 내부가 되고, 관객들은 비행을 앞둔 승객이 되어 마치 전체가 거대한 무대로 연출된 듯 한 착각을 일으킨다.

이 때 객석을 통해 등장하는 FBI요원 칼. 위급한 상황을 알리는 그의 목소리는 공연장을 압도하고 사기꾼 프랭크를 찾아 관객석을 종횡무진 누비는 그의 요원들이 객석의 긴장감을 더한다. 여기에 프랭크의 등장은 추격신에 활기를 더하면서 시작부터 무대와 배우, 관객은 하나가 된다.

팬암 항공 탑승 게이트 앞에서 운명적으로 마주한 두 남자. 칼에게 체포되기 직전 프랭크는 ‘묵비권을 행사하지 않고 자기에 대한 변론을 하겠다’며 당당히 나선다. ‘관객들도 자기가 왜 이렇게 쫓기고 있는지에 대해 알 권리가 있다’며 본격적인 ‘프랭크 쇼’의 시작을 알린다.

16세 행복했던 학창시절의 소년 프랭크는 갑작스런 아버지의 사업실패로 이사를 하고 전학 온 첫 날 장난으로 교생 사칭을 시작하면서 ‘때론 거짓말처럼 사는 게 더 짜릿하다’는 것을 처음으로 경험한다. 아버지의 사업실패에 이은 어머니의 외도로 부모님은 이혼법정에 서게 되고, ‘자신이 사라져야 부모님이 가족의 소중함을 알게 될 것’이라며 가출을 한다.

기자를 사칭해 팬암 항공사의 정보를 얻어 파일럿으로 위장한 채 26개국 50개 도시를 자유롭게 비행하는 그는 남을 속이는 천재적인 재능을 발휘하며 140만 달러에 달하는 위조수표를 사용하는 등 5년간 사기행각을 벌인다. 심지어 소아과 병동에서 의사행세를 하거나 변호사를 사칭해 직업과 이름을 속여가며 거짓된 삶을 살아간다.

이런 프랭크를 21년 경력의 FBI 최고의 베테랑 형사 칼이 집요하게 추격하지만, 결정적인 순간에도 CIA정부 비밀요원을 사칭하며 여유 있게 빠져 나가는 그에게 매번 당하고 만다. 조지아 병원에서 만난 간호사 브렌다와 사랑에 빠진 프랭크는 그녀의 부모에게 가족으로 인정받지만 다시 칼의 추격에 도망치는 신세가 된다.

“양키즈가 강한 이유는 줄무늬 유니폼 때문”이라는 아버지의 말에 좋은 옷을 입고 화려한 삶을 선택했던 프랭크는 브렌다를 통해 돈과 명예보다는 진실한 사랑과 가족의 소중함을 깨닫는다. 끝없이 도망 다니던 그는 결국 칼에게 잡히지만 위조 수표를 다루는 그의 능력 덕분에 복역 후 FBI와 함께 일하기로 약속한다.

프랭크의 말처럼 뮤지컬 ‘캐치미’는 자신의 삶에 대한 '변론'에 가깝다. 사기꾼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성장 배경과 일탈을 통해 사기꾼도 결국은 외로운 존재일 수 밖에 없음을 보여준다. 화려한 겉모습에 감춰진 외로움. 관객들로 하여금 프랭크가 수백억의 사기를 쳐도 미워할 수 없게 만든다.

특히 엄기준은 정통 뮤지컬 배우다운 탁월한 연기력으로 프랭크를 보다 매력있는 인물로 묘사했으며 극 전체를 안정되게 리드할 뿐만 아니라 관객의 반응을 유도하는 등 객석 분위기를 즐겁게 만들었다. 위기 때마다 능청스럽게 거짓말을 늘어 놓는 프랭크와 그를 뒤쫓는 칼의 고군분투가 코믹하게 그려지며 극에 재미를 더하고 미성의 엄기준과 매력적인 중저음의 김법래가 대조적인 캐릭터를 이루며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전작 '잭 더 리퍼'에서도 함께 호흡을 맞춰 관객으로부터 큰 호응을 불러일으킨 바 있는 두 배우의 무대는 그만큼 시너지 효과가 크다.

이 작품은 브로드웨이 정통 쇼뮤지컬답게 무대 위 볼거리도 풍성하다. 프랭크의 직업이 바뀔 때마다 변하는 배경, 조명과 영상, 승무원, 간호사 등으로 등장하는 '캐치걸'들의 화려한 제복과 자신감 넘치는 안무는 한시도 눈을 뗄 수 없게 만든다.

시대적 배경이 되는 60년대 감성에 맞는 음악과 복고풍의 쇼, 뉴욕의 느낌을 살린 현란한 조명과 화려한 무대는 춤과 노래를 한층 돋보이게 만든다. 장면에 따라 빠르게 전환되는 무대와 사실적인 영상효과는 극 중 상황과 분위기를 더욱 효과적으로 살려내면서 마치 디졸브로 편집된 영화의 한 편을 보는 듯 하다.

또한 무대 앞쪽의 오케스트라피트를 좌석으로 오픈한 점, 1천800석 규모의 객석을 누비는 배우들의 추격전, 반주 대신 관객들에게 손가락을 튕겨 박자를 넣도록 유도하는 등 관객들과 함께 호흡하는 연출력이 돋보이는 무대였다.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성남아트센터 오페라 하우스에서 오는 2월 9일까지 공연된다.

□공연명: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

□기간: 2012년 12월 14일 ∼ 2013년 2월 9일

□장소: 성남아트센터 오페라하우스

□출연: 엄기준, 박광현, 규현, 키, 손동운, 김동준, 김법래 외

JTN 서영희 문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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