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상처를 치유해가는 힐링극...두 남녀의 섬세한 감정선이 극의 완성도 높여

[JTN뉴스 서영희 객원기자] ‘극적인 하룻밤’. 제목을 듣는 순간, 남녀 간의 낯 뜨거운(?) 장면이 연상되지만, 로맨틱한 반전을 기대하게 만드는 이 연극은 사랑으로 상처 받은 두 남녀가 서로의 아픔을 치유해 가는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소재를 밝고 가볍게 풀어낸 로맨틱 코미디다.

극은 옛 애인의 결혼식에 참석한 ‘정훈’과 ‘시후’가 마지막 남은 연어 초밥을 놓고 말다툼을 벌이다 서로의 애인이 눈이 맞아 결혼한 사실을 알게 되면서 급기야 하룻밤을 보내는 것으로 시작된다.

단 하룻밤의 육체적인 관계에서도 사랑이 존재할 수 있는 지를 경험하려는 시후는 정훈에게 노골적인 하룻밤을 요구하고, 엉뚱한 시후에게 묘한 감정을 느낀 정훈은 자신도 모르게 그녀의 매력에 점점 빠져든다.

서로가 옛 사랑에게 버림받은 처지는 같아도 극단적으로 자살을 시도하는 시후와 주어진 현실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정훈의 태도에서 사랑에 관한 남녀의 상반된 가치관을 드러내며 극적인 갈등을 더한다.

통통 튀는 완소커플 ‘정훈’ 역의 배우 이이림과 ‘시후’ 역 이설희의 재치 발랄한 연기는 육체적 관계로 시작된 팽팽한 감정선이 결국은 사랑으로 이어지는 극의 흐름을 이해시키기 충분하다.

특히 무대 위 두 배우의 강렬한 키스는 관객들의 긴장감을 고조시키지만, 정작 노골적인 장면과 직설적인 대사들은 소품인 '탁자'를 통해 상징적으로 표현되면서 자칫 야한 장면이 로맨틱 코미디 특유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장면으로 연출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원나잇스탠드라는 다소 파격적인 소재도 사랑의 상처를 치유해나가는 두 인물의 모습을 통해 관객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또 사랑에 대한 명쾌한 결론은 없었지만 '어차피 헤어질 것을 알기에 그 순간 충실할 수 있는 것이 사랑인지도 모르겠다'는 마지막 독백에서 요즘 세대들의 솔직하고 현실적인 사랑의 모습을 담아낸다.

2009년 한국일보 신춘문예 희곡부문 당선작으로 지난해 7월 초연된 연극 '극적인 하룻밤'은 현재 오픈런으로 대학로 바탕골 소극장에서 시즌 7차 공연을 이어가고 있다.

□ 공연명 : 연극 '극적인 하룻밤'
□ 기간 : 2012년 7월6일~ Open run
□ 장소 : 대학로 바탕골 소극장
□ 제작 : 극단 연우무대, (주)이다.엔터테인먼트
□ 문의 : 02-762-0010

JTN 서영희 문화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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