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TN뉴스 현화영 기자] "잔소리 말고 종로로 헤쳐 모여!"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게이들의 솔직하고 당당한 커밍아웃 스토리 '종로의 기적'(감독 이혁상, 배급 시네마 달)의 티저포스터가 6일 공개됐다.

이번에 공개된 '종로의 기적' 티저 포스터는 솔직하고 편안한 '게이들의 술자리'를 콘셉트로 한다.

성소수자들의 연애나 성(性) 등 내밀한 이야기들은 어딘지 모르게 은밀하면서 드러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암묵적인 금기를 깨고 다소 파격적인 시도를 꾀한 것.

이태원과 함께 대표적인 게이 커뮤니티로 꼽히는 종로의 포차 거리에서 촬영된 '종로의 기적' 티저 포스터는 '포장마차'라는 익숙하면서도, 동시에 '게이 포차'라는 독특한 공간의 특성을 잘 살려내고 있다.

허름한 장막이 드리워진 포장마차 내부, 소박한 안주 몇 접시와 술병을 앞에 둔 채 둘러앉은 남자들의 모습은 여느 골목 포장마차에서 만날 수 있는 익숙한 풍경. 하지만 환하게 웃고 있는 그들의 머리 위에 떠있는 문자 아이콘들에서 어딘가 모르게 범상치 않은 기운이 느껴진다.

"엄마가 눈치 챈 것 같아..." "형 나 또 깨졌어" "헤테로 것들은 식도 안되는게 꼭 난리야. 천박한 거뜰!" "잔소리 말고 종로로 나와!!"

이는 이성애자와 동성애자의 구분을 떠나 친한 친구들끼리 술 한 잔 나누며 일상의 고민들을 풀어놓는 시간을 뜻한다. 지지부진한 연애에 대한 고민도, 일상적으로 부딪히는 가족들과의 트러블도 편한 친구들과 웃고 떠들다 보면 금세 아무것도 아닌 게 돼버리는 것.

종로 포장마차에 모여 앉은 게이들에게도 고단한 삶의 무게를 잠시 내려놓는 시간은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종로의 기적' 포스터는 담고 있다.
 
여기에 "Boys, be GAY"라는 이중적 의미의 슬로건까지 가미돼 스토리가 있는 포스터 콘셉트를 효과적으로 드러냈다는 평이다. 'GAY'는 남성 동성애자를 뜻함과 동시에, '명랑한, 흥겨운, 화사한'이란 뜻을 내포하고 있다.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피프메세나상을 수상하며 화제를 모은 이혁상 감독의 '종로의 기적'은 오는 6월 정식 개봉 예정이며, 오는 5월9일 LGBT영화제 후원상영회와 19일 서울인권영화제의 개막작으로도 먼저 만나 볼 수 있다.

현화영 blackmania83@hanmail.net / young@j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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