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계에 입문한지 어느덧 14년. 느리고 어눌한 말투로 꾸준한 사랑을 받아 온 개그맨 이병진. 그는 타이틀이 여러 개다.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하는 개그맨에서 머무르지 않고 많은 드라마와 영화에서 연기자로 스펙트럼을 넓혀 왔을 뿐더러, 얼마 전에는 ‘찰나의 외면’이란 개인 사진에세이집도 냈다. 그는 현재 KBS <해피선데이> ‘이맛에산다’에서 진행을 맡고 있으며, 작년에 찍은 영화인 <묘도야화>의 개봉도 기다리고 있다. 극중에서 혼자 돋보이기 보다는 상대배우를 예우하며 작품 전체의 완성도를 생각한다는 이병진은 오랜 연예계 활동 속에서 자신만의 철학을 세워 나가는 연기자다.

Q. 드라마, 영화 등에서 다양한 연기활동을 펼치고 있는데 개그맨에서 연기자로 전업한 것인가?

A. 그렇지 않다. 요즘도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출연제의가 많이 들어온다. 개그 아이디어가 생기면 후배 개그맨들에게 제공하기도 한다. 요즘 연기활동을 병행하는 개그맨들이 많아지는 추세지 않나? 드라마든, 영화든, 코미디든 다양한 활동을 통해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다.

Q. <묘도야화>라는 영화를 찍었다고 들었다. 어떤 영화인가?

A. 4쌍의 주인공들이 묘 밖에 없는 섬 ‘묘도’에서 겪는 하룻밤 동안의 이야기다. MC 몽과 소이현, 이한위와 성동일, 김광주와 고담, 그리고 나와 함께 전수경이 출연한다. 코믹 잔혹극이고 작년 봄부터 가을까지 촬영했다.

Q. 상대배우인 전수경과의 호흡은?

A. 호흡이 척척 잘 맞았다. 극중에서 난 사진작가, 전수경은 모델 역을 연기했다. 전수경은 에너지가 넘치는 배우다. 코믹연기를 옆에서 서포트해주면 그걸 받아서 100% 소화해낸다.

Q. 상대배우의 연기를 서포트한다? 상대보다 더 튀고 싶은 욕심은 없나?

A. 물론 웃기고 싶고 튀고 싶다. 하지만 극의 흐름상 상대배우가 중심이 돼야 한다고 판단되면 대본을 수정해서라도 내 비중을 줄인다. 그런 면에서 어쩌면 조연이 딱 맞는 것 같다.(웃음) 자신이 잘 되는 것도 좋지만 작품이 잘 나오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한다. 개그프로 <웃찾사>를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나오는 코너만 웃긴다고 다 되는 게 아니었다.

Q. 영화, 드라마, 코미디 중 어떤 장르의 연기를 계속하고 싶나?

A. 영화를 더 찍고 싶다. 대학시절 단편영화를 연출했을 정도로 영화에 대한 관심이 남달랐다. 영화배우가 된 임하룡 선배님이 “영화를 해 보라”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묘도야화>이후 좋은 영화로 관객들을 찾아뵙고 싶다.

Q. 프로에 가까운 사진실력이 화제다. <찰나의 외면>이란 사진에세이집도 냈고, 동명의 사진동호회 활동도 한다고 들었다.

A. 사진에세이집을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셔서 기분이 좋다. 사진이 좋아서 한 장 한 장 찍기 시작했는데, 지금은 책도 내고 동호회도 운영하는 등 일이 커졌다. 사진동호회 ‘찰나의 외면’은 혼자 사진을 찍는 것 보다는 여럿이 함께 모여 찍는 게 좋을 것 같아 만들었다. 지금은 회원 5천명에 육박하는 거대 동호회가 됐다. <김치스>에 수영부원으로 함께 출연한 장지우와 김수현도 동호회에 가입했다.

Q. 앞으로 어떤 사진을 찍고 싶나?

A. 처음에는 연예인을 위주로 사진을 찍었지만, 지금은 평범한 일상의 사진을 많이 찍는다. 연예인 사진에 힘을 빌려 유명세를 타고 싶진 않았기 때문이다. 특별히 가리는 사진은 없다. 주로 여행을 다니면서, 혹은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소소한 것들을 카메라에 담고 싶다.

JTN 현화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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